시작은 이랬다.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 대회를 보겠냐는 Adidas의 초청을 받아, 사진 다음으로 축구에 목숨 바치는 나는 참으로 즐거운 독일 여행을 다녀왔고, 서울로 오면서 Adidas Korea에 무엇인가 보답을 해 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이번 <AFRICA AFRICA l GOALPOST OF HOPE ADIDAS ORIGINALS with PHOTOGRAPHER KIM JUNG MAN> 이다.
희망의 골대.
나는 몰라도 한참 몰랐었다.
축구를 좋아했지 조기축구 한번 못해본 나는, 경기장 멀리서 혹은 TV 스크린을 통해서만 봤던 골대가 그렇게 큰지 몰랐고,
황폐하고 삶의 조건이 열악한 아프리카에서도 빈민가 한가운데, 골대를 세운다는 순진한(?) 발상이 그렇게 어려운지 몰랐다.
몇 달이 지난 지금 생각을 해봐도 나는 그저 나무 20그루 심는다는 생각이었다.
참 어려웠었다.
우선 자선의 이름으로 간 나와 우리는, 상처 받은 아프리카 빈민가 그들의 눈으로는 그저 그들을(상업적으로) 이용하러 온 이방인들이었다. 축구공 몇 개와 유니폼 몇 개 들고 와 전달하는 사진 찍고, 다큐 찍고, 그리고 훌쩍 떠나는 그런 이방인들.
그렇게 상처받고 아파하고 분노하는, 가난한 그들 사이에서 촬영하면서 일어났던 상황이 너무 공포스러워서 그날 이후 다시 돌아가고픈 스탭은 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죽음을 무릅쓰고 다음날 다시 돌아가, 골대를 세웠다.
그리고 나는 내가 정말 몰랐었던... 골대의 힘을 보았다.
절망에서 희망으로 바뀐 그들의 아픔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의 믿어지지 않는 눈을, 상처받은 자의 분노를, 그래서 그들이 조금 행복해질 수 있었던 축구 골대의 힘을.
그리고 그곳을 조금은 당당하게 떠날 수 있었다.
아프리카 최남단 CAPETOWN을 시작으로 NAMIBIA를 거쳐, 2008년 올해에는 BOTSWANA, ZIMBABWE, 내년 TANZANIA 와 KENYA, 그리고 월드컵이 열리는 2010년에는 EGYPT에서 다시 SOUTH AFRICA로 되돌아가는, 아프리카 최남단에서 최북단으로 골대와 희망을 들고 횡단할 것이다. 이것은 그 여정의 시작일 뿐이다.
세상은 아직 그리 메마르진 않았나 보다.
아직도, 풋풋하고 따뜻한 마음들이 있다는 것을 일러준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을 하고 돌아왔다.